배우 수지를 국민 첫사랑으로 만든 작품〈건축학개론〉은 2012년에 개봉한 이용주 감독의 한국 로맨스 영화로, 건축학과 학생이었던 승민(이제훈)과 음악을 좋아하던 서연(수지)의 첫사랑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린 작품이다. 첫사랑의 설렘과 아련함을 건축이라는 소재에 빗대어 감성적으로 표현해내며 많은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정서를 아름답고 애틋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건축학개론에서 시작된 첫사랑
대학생 시절, 건축학과에 재학 중이던 승민(이제훈)은 교양 수업인 '건축학개론'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서연(수지)을 만나게 된다. 서연은 집을 짓고 싶다며 승민에게 건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함께 음악을 듣고, 비 오는 날 나란히 우산을 쓰며 걸어가던 순간들은 승민에게는 잊지 못할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승민은 서연에게 솔직한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서연은 결국 다른 사람과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승민(엄태웅)은 건축가가 되었고, 어느 날 서연(한가인)이 그를 찾아오며 자신의 오래된 집을 새롭게 지어달라고 부탁한다. 서연과 함께 과거의 추억이 깃든 집을 다시 설계하며, 승민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기억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집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다시 확인하지만, 시간이 흐른 만큼 현실적인 벽도 존재한다. 영화는 첫사랑이 가진 순수함과 아련함,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슬픔을 건축물에 투영하여 감성적으로 그려낸다.
첫사랑의 설렘과 아련함
이승민(이제훈/엄태웅): 대학생 시절 건축학과에 재학 중이던 승민은 서연과의 만남을 통해 첫사랑의 설렘을 경험한다. 그의 순수하고 서툰 감정은 관객들에게 첫사랑의 풋풋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해 서연의 집을 설계하면서 다시 한 번 감정에 휩싸인다.
양서연(수지/한가인): 음악을 사랑하는 여대생으로, 승민에게 집을 짓는 꿈을 이야기하며 가까워진다. 그녀의 자유롭고 따뜻한 성격은 승민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로 남는다. 시간이 흘러 자신의 집을 새로 짓기 위해 다시 승민을 찾으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나재욱(유연석): 서연의 남자친구로, 승민과는 다른 세련된 모습을 가진 인물이다. 그의 존재로 인해 승민과 서연의 관계는 어긋나게 되고, 승민에게 첫사랑의 상처를 남긴다.
장회장(조정석): 승민의 친구이자 건축학과 동기로, 능글맞고 유쾌한 성격으로 영화에 활기를 더한다. 그의 농담과 조언은 승민에게 때로는 도움이 되고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첫사랑은 시간 속에 지어진 집
〈건축학개론〉이 전달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첫사랑은 시간 속에 지어진 집과 같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집을 짓는 과정은 두 사람의 관계와 기억을 상징한다. 승민이 서연의 집을 설계하고 완성해가는 과정은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고, 그 시간을 다시 마주하는 여정을 의미한다.
건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첫사랑이 가진 아름다움과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아픔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 방식은 추억이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영화는 첫사랑이 시간이 지나면 지워질 것 같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영원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잔잔하게 전달한다. 서연의 집을 설계하며 승민이 느낀 감정들은 단순한 추억이 아닌, 여전히 진행 중인 마음의 흔적임을 보여준다.
시간 속에 남겨진 첫사랑의 흔적
〈건축학개론〉을 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첫사랑이란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고 마음 한편에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승민이 서연과 함께 집을 설계하면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들은 그 설렘과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또한, 건축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랑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쌓이고 변해가는지를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완성된 집이 두 사람의 추억을 간직하듯, 우리의 첫사랑 역시 마음 한편에 하나의 집처럼 남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건축학개론〉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첫사랑의 감정을 아름답고 현실감 있게 그려낸 영화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그 시절의 설렘과 아련함이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