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옥토퍼스를 보았을 때 너무 반가운 나머지 악당이지만 아는 척 하며 인사할 뻔 했다. 그 만큼 어린시절의 기록에 있던 캐릭터들이 다 모여서 같이 놀아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MCU 최초로 멀티버스 개념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이전 시리즈의 스파이더맨들과 빌런들이 한 자리에 모인 역대급 크로스오버를 선보인다. 피터 파커는 정체가 공개된 이후 혼란에 빠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에 의존하지만, 뜻밖의 멀티버스가 열리며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벌어지게 된다.
멀티버스의 시작
미스테리오의 폭로로 인해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정체가 전 세계에 드러나며, 피터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진다. 그의 친구 MJ(젠데이아)와 네드(제이콥 배털론) 역시 언론과 대중의 압박을 받으며 고통을 겪는다.
피터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가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잊게 해달라"는 주문을 요청한다. 그러나 피터의 간섭으로 마법은 실패하고, 대신 멀티버스가 열리며 다른 차원의 빌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닥터 옥토퍼스(알프리드 몰리나), 그린 고블린(윌렘 대포),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등 과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악당들이 현실로 등장하게 되고, 피터는 이들을 다시 원래 세계로 되돌려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차원의 스파이더맨들(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이 등장하며, 세 명의 피터 파커는 힘을 합쳐 멀티버스에서 온 악당들과 싸우게 된다. 영화는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책임감을 다시 한 번 각성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마블 세계관의 새로운 장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버스(Multiverse)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멀티버스란, 서로 다른 차원의 세계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으로, 이를 통해 다른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전 시리즈의 두 스파이더맨이 동시에 등장한 장면은 팬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다.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이 현 시리즈에 자연스럽게 융합되며, 세대와 시간을 초월한 협력 관계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팬 서비스'를 넘어, 스파이더맨이란 캐릭터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아왔는지를 증명하는 상징적 장치로 작용한다. 멀티버스의 도입은 향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더 큰 확장을 예고하며, 새로운 가능성들을 열어놓았다.
등장 캐릭터들의 의미와 성장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세 명의 스파이더맨이 서로 다른 아픔과 상실을 통해 성장했다는 점이다. -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가장 먼저 등장했던 원조 스파이더맨으로, 오랜 시간 동안 책임감을 안고 살아온 인물이다. -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그웬 스테이시를 잃고 깊은 트라우마에 빠져 있었지만, 이번 멀티버스에서 MJ를 구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아직 어린 소년에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그려지며, 그 역시 큰 상실을 경험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또한, 그린 고블린은 이번 영화에서 더욱 강렬한 악역으로 등장하며, 피터 파커의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장면은 스파이더맨이 홀로서기를 결심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추억과 성장, 그리고 새로운 시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난 세월 동안 사랑해온 스파이더맨들에 대한 헌사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다. 멀티버스를 통해 과거의 캐릭터들이 돌아왔을 때, 관객들은 단순히 놀라움이 아닌, 그 시간 동안 함께 성장했던 감정을 떠올리며 깊은 여운을 느낀다.
영화가 끝난 뒤, 피터 파커는 모든 이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만, 그로 인해 비로소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다시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는, 혼자가 되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세대와 차원을 초월한 스파이더맨의 위대한 서사를 완성했고,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팬들에게는 특별한 선물이자, 앞으로의 마블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 작품이다.